FX 채널은 <레스큐 미>, <쉴드>, <닙/턱>의 뒤를 이어 새롭게 편성된 <데미지>, <썬즈 오브 아나키>에서도 강도 높은 표현수위와 작품성 있는 드라마로써의 성격을 꿋꿋하게 관철하고 있다. 그렇다면 FX의 코미디는 어떨까? 필자의 사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, 지금까지의 FX를 보면 드라마에 비해 코미디 시리즈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한 듯한 인상이다. 하지만 2005년 남부 필라델피아에서 파리 날리는 술집을 운영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<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>은 프릭스나 너드라 불리는 괴짜들을 주인공으로 한 CBS의 <빅 뱅 이론>이나 NBC의 <척>과는 다른, 찌질이들의 활약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는 곧 FX 코미디의 희망으로 보여지기까지 했다(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). 이런 FX가 현재 시즌 4를 방영중인 <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>과 노선을 같이하는 또 한 편의 코미디를 편성했으니, 필라델피아의 친구들보다 한술 더 뜬 찌질이들이 볼만한(?) <테스티즈>가 바로 그것이다.
케니 호츠에 의해 기획된 <테스티즈>는 이렇다 할 직업도 없이 한 연구소에서 생체 실험대상 일을 하며 살아가는 30대의 두 청년과 그 주변 사람들을 그린 이야기로 <테스티즈>의 기획자 케니 호츠는 2003년 캐나다에서 방영을 시작해 캐나다뿐만 아니라, 미국에까지 컬트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<케니 vs 스페니>의 제작자이다. 리얼리티 코미디 프로그램인 <케니 vs. 스페니>도 케니와 스페니라는 등장인물이 누가 방귀를 더 크게 끼나 등등의 시시콜콜한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그 특유의 화장실 유머로 호평을 불렀다.
이 <케니 vs. 스페니>의 제작자 케니 호츠가 다시 한번 화장실 유머에 도전한 것이 <테스티즈>다. ?때문에 <테스티즈>의 설정 역시 <케니 vs 스페니>와 별반 다르지 않다. 단지 <케니 vs. 스페니>에서는 케니와 스페니가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얼마나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지가 볼거리라면 <테스티즈>에서는 인체실험 대상자가 된 두 주인공 피터와 론이 부작용으로 어떤 황당한(?) 일을 당하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피터와 론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웃음을 꾄다.
화장실 유머를 그린 작품들 대부분이 평단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, 이 작품 역시 생명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인체실험을 소재로 웃음을 사려 하는, 다소 위험한(?) 코미디라는 점도 있어 평단은 반응은 냉소적이었다.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호불호도 확연히 엇갈리는 코미디다. 당연하지 않은가. 어느 날 연구실에 갔다 왔더니 임신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질 않나, 여자가 되질 않나, 기억이 지워지질 않나.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 또 황당하게 대처하는 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통하는 사람도 있고 짜증스러워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. 그럼에도 필자는 박장대소하면서 보는 완소 코미디 중 하나로 꼽는다.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웃음이 있기도 하고, 뜻하지 않는 곳에서 웃음을 꾀기도 하는 <테스티즈>에서 필자는 위선 혹은 억지웃음보다는 솔직함을 느끼기 때문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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